설 연휴에 휴지기를 가졌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다음달 4일 5차 변론기일을 통해 재개된다. 5차 변론기일엔 윤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군 장성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출석하는데, 이들도 김용현 전 국방장관처럼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5차 변론기일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 중 이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할 장군들’이라고 소개한 인물들이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이들에게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및 국회의원 등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명령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정치인 체포 및 국회 의결 방해 등을 입증할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이 전 사령관 공소장을 보면, 이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에게 ‘아직도 못 들어갔나.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오라고 해’, ‘아직도 못 갔냐. 뭐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적시돼 있다.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시점 이후에도 ‘계엄을 두 번, 세 번 하면 되니 들어가서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언급됐다. 이 전 사령관은 국정조사 증인신문에서 “공소제기가 돼 있어 여기서 답변드리기가 제한된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홍 전 1차장은 비상계엄 사태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증언했다.
그는 지난달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에게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전화로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22일 국정조사에선 “싹 다 잡아들이란 말에 목적어는 없었다”고 밝히면서 ‘말 바꾸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홍 전 차장은 “(전화를 받고) 대상자가 누군지 여쭈기도 뭐해 잠깐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퍼즈(멈춤)가 있더니 방첩사를 적극 지원하라고 말씀하셔서 알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이러한 지시들을 부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문형식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제게 전화해 의원들 출입을 막지 말라 지시해 이를 전파했는데, 불과 20∼30분 후에 반대되는 말씀을 하셨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군 장성들이 5차 변론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