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메모리의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로 반도체 업황이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은 낸드 등 일부 제품 감산에 나서는 한편,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업황은 단기적으로 약세가 전망된다"며 "모바일과 PC 모두 고객사 재고 조정이 1분기까지 이어지고, 서버도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약으로 메모리 수요가 이연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일부 제품의 하락세를 올해도 수요가 견조한 HBM 등 고부가·첨단 제품이 상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HBM을 포함하면 전체 D램의 가격 하락은 0∼5%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트렌드포스의 분석이다.
이에 양사는 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HBM 비중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올해 2분기부터 가시적인 공급 증가가 이뤄질 것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뿐만 아니라 당사의 개선 제품 계획 발표 이후 주요 고객사들의 기존 수요가 개선 제품 쪽으로 옮겨가면서 HBM의 일시적인 수요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분기 이후 고객 수요는 8단에서 12단으로 기존 예상 대비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c 나노 기반 HBM4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기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HBM4는 12단 제품을 시작으로 하고 이후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공급할 예정으로 내년 하반기를 예상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과 내년 HBM 공급 물량 논의를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중 내년 물량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승인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제품이 중국 시장을 위해 특화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칩 생산을 위해 공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