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이 잘려나간 좀비의 상체가 계속해서 꿈틀거린다. 창자는 몸 밖으로 한참이나 흘러나와 있다. 좀비떼를 피해 도망치던 한 인물의 발이 창자에 걸려 넘어진다. 실감나는 표현에 ‘으으’ 하고 신음을 뱉다가도, 어딘지 ‘2% 부족한’ 주인공들이 좀비 사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을 보다 보면 피식 웃음이 터진다. 좀비가 몰려와도 비관에 빠지지 않는 동화적 세계관이다.
쿠팡플레이에서 이달 7일 선보일 새 시리즈 ‘뉴토피아’는 서울 강남 한복판 초고층 빌딩을 무대로 좀비떼가 출몰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늦깎이로 입대해 26세에 일병 신세인 재윤(박정민)은 이 빌딩에 위치한 수도방위사령부 방공부대 소속 병사다. 재윤을 미치게 하는 건 공대시절 캠퍼스커플(CC)인 여자친구 영주(지수)와 이별의 기로에 섰다는 사실. 대학 복학 후 미래가 막막한 군인 신분인 자신과 달리 ‘공대 여신’ 출신 영주는 대기업에 막 취직했다. 영주가 재윤에게 이별을 통보한 바로 그날 서울에 좀비가 출몰한다. 위태로웠던 이들의 관계는 전기를 맞이한다.
‘뉴토피아’를 연출한 윤성현 감독은 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가진 1, 2화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머러스한 ‘좀비 코미디’를 만들어 공포스럽기보다는 유쾌하게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좀비를 다뤄서 잔인하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이를 중화하기 위해 리얼리티를 살리기보단 동화적이면서도 가벼운 톤을 유지하려 했다”며 “대부분 화면이 좌우 대칭을 이루도록 구성해 동화처럼 예쁘게 보이도록 했다. 붕 떠 있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