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기부 교육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세 유대교 연구 권위자인 모세스 마이모니데스는 ‘방황하는 자들을 위한 안내서’라는 책에서 자선 기부 등급을 8단계로 나눴다. 가장 낮은 단계는 ‘불쌍해서 주는 것’, 바로 윗 단계는 ‘마지못해 주는 것’이다. 가장 높은 단계는 ‘받는 이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고, 그다음이 ‘기부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정체를 모르게 하는 것’이다. 익명성을 중시한 건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자존심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다.
미국 오리건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기부하면 인간의 두뇌는 맛있는 음식을 먹었거나 즐거운 경험을 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대커 켈트너 미국 UC버클리 심리학과 교수는 ‘선(善)의 탄생’이란 책에서 “돈을 기부하면 자기 자신을 위해 썼을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진다”고 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기부는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 축복받는 것으로 미덕 중에서 최고의 미덕”이라 썼다. 미국이 20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세계 최강국이 된 것은 부자는 부자대로, 서민은 서민대로 가진 것을 나누는 ‘기부 문화’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