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판정 시비와 도핑 논란으로 얼룩졌다. 개막식 ‘한복 논란’에 점화된 한국 내 비난 여론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대표팀에 대한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중국 선수들이 결승행 티켓을 따내자 더욱 들끓었다. 당시 중국은 주한 대사관까지 나서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이 반중 정서까지 선동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 현지 언론은 판정 논란 본질에선 비켜난 채 “대선이 치러지는 한국에서 민족주의 선동과 정치가 얽혔다”고 깎아내렸다.
기실 당시 우리 정치권은 중국 측에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었다. 대중 관계를 중시해온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본지 인터뷰에서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영해 침범인데, 격침해버려야 한다”고 ‘폭탄 발언’까지 쏟아냈다.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의 대중 저자세·굴욕 외교’를 문제 삼았는데, 전반적인 양국관계에 대한 지적이라면 모를까 편파판정 시비와는 거리가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