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줍줍’(줍고 줍는다),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과열 양상을 빚은 무순위 청약 제도의 폐해가 커지자 정부가 신청 자격을 다시 무주택자로 되돌리기로 했다. 누구나 지원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편한 지 2년 만에 뒤집은 것.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 물량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거주 조건을 탄력적으로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도 내놓았다.
국토교통부는 11일 무순위 청약을 청약 제도 취지에 맞게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해 올해 상반기 중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시세 차익이나 분양 경쟁이 큰 지역에서는 광역지자체 또는 광역권 거주 조건을 부여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는 거주요건 없이 전국 단위로 청약을 시행할 수 있다. 서울 A자치구에서 무순위 청약 물량이 나왔을 경우, 필요시 구청장이 서울 또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들만 대상으로 하는 식이다.
업계에선 기존 무순위 청약 제도가 낳은 사회적 비용들을 줄이는 차원에서 이번 개선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제도를 뒤집으며 부작용을 야기한 점은 비판받을 대목으로 짚는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언제까지 시장 분위기에 따라서 묶었다 풀기를 할지는 한 번 고민을 해야 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지자체가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거주요건을 탄력적으로 부과하도록 허용하면 청약제도가 시장 상황에 따라 빈번하게 변경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지방 거주자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부동산법무학)는 “서울에 ‘줍줍’이 발생할 경우 이제 지방 사람들은 (청약을) 못 넣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지방과의 역차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국토부는 위장 전입으로 부양가족 수를 늘려 청약 가점을 높이는 것을 막고자 실거주 여부 확인 절차도 강화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 등을 통해 확인하는 데 그쳤으나, 앞으로는 본인과 가족들의 최대 3년치 병원·약국 이용내역(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도 제출해야 한다.
국토부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이전 직계존속의 병원·약국 기록은 3년치, 30세 이상 직계비속은 1년치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위장 전입 등 부정청약 근절 대책도 무순위 청약제도 개편과 함께 올해 상반기 중 시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