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행이 임명한 조한창·정계선, 韓총리 탄핵심판 참여 논란 [헌재 탄핵심판]

문형배 대행체제 속 혼란상 가중

“정족수 200석 땐 재판관 임명 무효
151석 땐 자격 셀프 결정” 주장 제기

마은혁 임명 보류건 우선 진행 놓고
일각 “韓총리건 고의로 미뤘나” 비판

문상호 조서 증거 채택도 뒷말 무성
“전례 따른다지만 형소법 개정 무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둘러싸고 절차적 하자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한 헌법재판관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등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관 9인 체제 구성이 정치적 이유로 늦어진 상황에서 비상계엄 선포·대통령 탄핵소추·권한쟁의심판 등이 이어져 혼란한 상황에 헌재가 공정성 시비를 제때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계선(앞줄 오른쪽), 조한창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재판 순서를 두고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헌재는 최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 관련 권한쟁의심판을 이보다 앞서 접수된 한 총리 탄핵심판보다 먼저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 의결 없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고, 헌재는 앞서 예고한 선고 시간을 두 시간 남겨두고 변론 재개를 확인하는 촌극을 빚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마 후보자 임명 보류 건이 한 총리 탄핵심판보다 시급하다 볼 수 없었는데, 마 후보자 재판을 먼저 했다”며 “한 총리가 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아 헌재가 고의적으로 심리를 미룬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이 임명한 조한창·정계선 재판관이 한 총리 탄핵 관련 권한쟁의심판에 참여해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 권한대행(한 총리)의 대행(최상목 권한대행)이 임명한 재판관들이 한 총리 탄핵심판을 심리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만약 헌재가 의결정족수를 200석이라고 결정한다면 이는 두 재판관 임명 무효로 연결된다”며 “의결정족수가 151석이라고 결정한다면 이는 두 재판관이 자기 자신의 자격이 유효한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선 반론도 적지 않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과거 고건 권한대행이 했던 일들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 다 무효라는 것”이라고, 김대환 서울시립대 법전원 교수도 “민사 소송에서는 권한 취소를 소급해 무효로 할 수 있겠지만, 국가행위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변론 출석한 韓총리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1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뉴스1

헌재가 피의자신문조서 등을 탄핵심판 증거로 활용하는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헌재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탄핵심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이들의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윤 대통령 측 조대현 변호사는 “탄핵심판은 형사재판을 준용한다”며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못 쓰는 것을 헌재가 증거로 쓴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항의했다. 또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수사 과정에서는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받았지만, 탄핵심판에서는 그런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을 두고 조서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전례를 따른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형소법 개정을 무시한 위법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도 “탄핵심판이 단심제인 점을 고려, 증거능력을 인정한다더라도 반대신문은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신속한 재판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재판이 더 중요하다”며 “조서와 다른 신문이 나오는 상태에서 충분한 신문이 이뤄지지 않고 변론을 마무리한다면 또 다른 분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 평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전원 교수는 “증거 방식은 소송 형태에 따라 다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헌재는 한 총리 탄핵심판과 의결정족수 관련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간 권한쟁의심판 모두 이날 변론을 마친 뒤, 추후 선고기일을 잡겠다고 했다. 3월 중에는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총리 측과 국민의힘은 직무를 기준으로 탄핵 대상을 따지는 만큼 탄핵 의결정족수도 직무 기준, 곧 대통령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고 했다. 국회 측은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일 뿐이라며 국무위원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헌재는 20일 윤 대통령 10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헌재가 야간 심리도 불사하는 만큼, 추가적인 증인 채택이 없다면 이날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체포 지시 전화를 6차례 받았다고 진술한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자진 출석 쪽으로 선회했다. 헌재 측은 “변호인 측과 자진 출석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