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개헌과 관련해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 수습에 방해가 될 수 있어 개헌 논의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 보수 정당’으로 규정하며 불거진 당 안팎의 논란에 대해서는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 판단을 수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개헌과 12·3 비상계엄 사태 등에 관한 생각을 직접 밝혔다. 이 대표는 패널로부터 ‘개헌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는 게 (민주당의) 기본 방침”이라며 “지금 개헌 얘기를 하면 블랙홀이 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개헌을 얘기하면) 탄핵 문제와 헌정 질서 회복 문제, 헌정 파괴에 대한 책임 추궁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그 문제(개헌)를 전면에 내세우는 게 이 어려운 국면을 해결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 보수 정당’으로 규정한 것과 이른바 ‘우클릭’ 정책 제안으로 당 안팎에서 격론이 벌어지는 데 대해서는 “상황이 바뀌면 판단이 바뀌는 게 정상”이라며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입장과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는다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정된 입장만을 고수하는 태도는 ‘교조주의’ 또는 ‘바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중도 보수’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의 질서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보수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것이 진보”라며 “우리 민주당은 진보적 가치를 완전히 포기하는 게 아니라 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성장과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