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국내 출간되는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자서전 ‘호프’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참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거든요. 물론 조금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충분히 감수할 만합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그날까지 이곳에 머물 것입니다. 저는 제 죽음에 대해 아주 현실적인 태도가 있습니다. 누군가 암살 위험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달 13일 공식 발간되는 프란치스코 교황 자서전 ‘희망’.  가톨릭출판사 제공

때가 되면 저는 성 베드로 대성전이 아닌 성모 대성전에 묻히게 될 것입니다. 바티칸은 제가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집일 뿐, 영원한 안식처는 아니니까요. 지금은 촛대를 보관하는 방으로 쓰이는 곳, 제가 늘 의지하고 교황 재임 중에 백 번도 넘게 은총의 품에 안겼던 평화의 모후 곁에 잠들 것입니다.

 

그렇게 저를 위한 모든 장례 준비는 끝났다고 합니다. 교황 장례 예식이 너무 성대해서 담당자와 상의하여 간소화했습니다. 화려한 장례 제대도, 관을 닫는 특별한 의식도 없애기로 했습니다. 품위는 지키되, 다른 그리스도인들처럼 소박하게 치르고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자서전 ‘희망’ 중 343쪽)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자서전 ‘희망(Spera)’이 다음달 13일 국내 출간된다. 교황의 생애 주기를 따라 1장부터 25장까지 순차적으로 전개되는 이 책에서 현재 와병중인 교황은 죽음에 임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이같은 담백한 목소리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5일 가톨릭출판사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6년간 직접 집필한 ‘희망’은 역사상 최초의 교황 자서전이다. 바티칸에선 지난달 출간된 이 책은 원래 교황 사후에 출간될 예정이었는데 2025년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주제로 가톨릭 교회의 희년을 맞이하여 특별히 출간이 결정되었다.

 

전반부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조상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부모 세대가 겪은 전쟁의 아픔을 비롯하여 유년기의 다양한 경험이 소개된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는 젊은 시절의 고민, 사제 성소를 식별하고 예수회 공동체에서 열정적으로 사목 활동을 했던 일들, 교황 선출 직전의 비하인드 스토리,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한 이유와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살게 된 배경, 교황 재임 중 전쟁 종식과 평화를 위해 노력한 다양한 이야기가 배치되었다. 또한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도 수록되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