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헌법재판소에 열린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할 때 목소리를 높였고, 야권을 비판할 때엔 국회 소추위원단 쪽을 바라보고 발언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인 이날 오후 9시3분에야 입정했다.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최후진술이 끝난 후 휴정 중일 때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계엄 정당성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후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날 변론은 오후 2시 시작됐지만 윤 대통령은 증거조사와 국회 측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출석하지 않다가 오후 4시36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헌재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붉은 넥타이에 정장차림을 하고 심판정에 들어서는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피청구인석에 앉아 석동현 변호사와 잠시 대화했고, 오후 9시5분 재판부가 입정하자 일어나 재판관들에게 인사했다.
재판부가 최후진술을 주문하자 윤 대통령은 검은색 표지로 덮인 원고를 들고 나와 발언대 앞에 섰다. 윤 대통령은 진술 초반에 “어”하는 특유의 말버릇이 8차례 정도 나왔고, 진술이 중반에 접어들자 차분하게 원고를 읽어내렸다. 손짓을 써가며 발언하던 이전 변론과 다르게 윤 대통령은 이날 두 손을 발언대 위에 올려둔 채 원고를 넘기며 발언을 이어갔다. 발언 시간이 30분가량 지나자 잠시 물을 마시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준비한 원고와 정계선 재판관 쪽을 번갈아 보며 발언을 이어갔다. 간혹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나 국회 소추위원단 쪽을 쳐다보기도 했다. 거대야당이 “대통령 끌어내리기 공작을 했다”고 지적할 때와 자신이 직무에 복귀하면 또 계엄을 선포한다는 시각에 “터무니없다”고 말할 때에는 국회 측으로 고개를 돌렸다.
윤 대통령은 일부 발언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었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북한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 예산 삭감 관련 언급을 하며 ‘누구’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누구의 지시를 받아 핵심 예산만 삭감했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진술 말미에 “현행 헌법상 잔여 임기에 연연해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할 땐 수초간 침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