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Inc가 지난해 국내 유통기업 중 처음으로 연 매출 40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사업과 명품 브랜드 파페치 등 성장사업 매출이 4배로 뛰어올라 최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쿠팡Inc는 인공지능(AI) 등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성장 동력을 키울 방침이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쿠팡Inc가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 지난해 매출은 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으로 전년(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보다 29% 증가했다. 연간실적은 분기 평균 환율(1달러당 1395.35원)을 적용했다.
국내 유통기업 중 연 매출 40조원 이상은 쿠팡이 처음이다. 국내 대표 유통기업인 신세계그룹 매출(35조5913억원)을 훌쩍 뛰어넘고, 롯데쇼핑(13조9866억원)의 2배 이상이다.
쿠팡Inc 영업이익은 6023억원(4억3600만달러)으로 전년(6174억원·4억7300만달러)보다 2.4% 줄었다. 2023년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6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에 덕평 물류센터 화재보험금(2441억원)이 반영돼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1628억원),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분(401억원) 등이 영업이익을 까먹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페치와 대만 로켓배송 성과를 언급하며 “유의미한 모멘텀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올해도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로보틱스와 자동화를 강화할 계획이다. 쿠팡Inc는 대만에도 한국과 같은 와우멤버십을 출시해 사업 규모를 넓히고 있다. 김 의장은 “네트워크에 활용되는 로보틱스부터 매일 수조건의 예측을 수행하는 AI는 다음 혁신의 물결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수년간 높은 수준의 성장과 수익 확대를 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Inc는 올해 20% 수준의 성장을 예상했다. 성장사업의 경우 1조원 정도의 조정 EBITDA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와 물류 자동화 분야 기술 투자를 확대하면 매출과 마진이 크게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이 약 20%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