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부산을 방문해 ‘북극항로 개척’을 포함한 경제 이슈를 부각하며 부산·경남(PK) 민심 끌어안기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과 충돌하며 곤욕을 치렀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에서 박 시장을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이 대표와 박 시장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사선으로 들어간 넥타이를 매고 웃으며 회담장에 들어섰지만, 정작 회담에서는 갈등만 부각됐다.
박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북극항로도 중요하지만, 부산 시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건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특별법 처리를 미루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지역균형발전 가치에 관심이 떨어진 것 아니냐”고 이 대표를 몰아세웠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맞다”며 “북극항로 문제로 박 시장을 뵙고 부산 상황을 확인하는 것 역시 지방소외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보려는 실천적 발동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이견은 지속했다. 박 시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특별법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부산 시민들을 냉대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은 “사전에 북극항로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합의된 자리였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건 유감”이라고 항의하며 “부산의 금융과 산업발전 방안은 10일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부산에 방문한 건 지난해 10월16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탄핵 국면과 재판 등으로 바쁜 일정 속에도 PK 민심을 잡기 위해 시간을 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시장과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송기인 신부 면담도 갑자기 취소되면서 부산 일정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내 통합 행보도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가 전날 유튜브 채널에서 2023년 9월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해 “당내 일부와 (검찰이) 다 짜고 한 짓”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면서다.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 스스로가 만들었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표했고, 김두관 전 의원은 “발언을 공식 사과하고 통합의 길을 가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