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당정 협의를 거쳐 교육부가 7일 이달 말까지 의대생들이 복귀한다는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2024학년도 수준(3058명)으로 돌리자는 대학 총장들과 의대 학장들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증원된 5058명을 그대로 뽑겠다고도 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을 풀 열쇠가 의대생들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 의료 공백과 의대 교육 파행이 심각한 터라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일 게다. 그러나 복귀 약속도 없이 먼저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되돌린 건 의료개혁 실패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의대생들은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이선우 의대·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들이 안 돌아오면 5058명을 뽑겠다고 정부가 협박하고 있다”며 “요구사항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학장이 정부 권력에 편승해 제자들을 시궁창에 빠뜨리려 한다”며 “(의대생 복귀가) 되겠냐?”라고 했다. 의대생 강경파들은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0명’이 아니라 ‘3058명에서 감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의료 강화,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이 담긴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철회도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 대표적 강경파인 전공의·의대생들이 정부의 백기 투항만 요구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의대 교수 등 의료계 원로들은 대체 뭘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