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중에도 이웃 국가들에 대한 영토 확장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시리아의 정치적 과도기를 틈타 자국군이 임시 점령 중인 국경지대의 시리아 영토를 무기한 점령하겠다고 선언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시리아 남부 비무장 완충지대 최고봉인 헤르몬산 정상을 찾아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에 무기한으로 머무를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우리는 헤르몬산의 보안 지역을 유지할 것이며 시리아 남부의 모든 보안 구역이 비무장화되고 무기와 위협이 없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무장 완충지대는 제3차 중동전쟁 여파 속 1974년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 휴전협정으로 설정된 지역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붕괴하자 시리아 남부와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의 안보를 이유로 협정 체결 이후 50년 만에 이 지역에 침입해 현재 9개의 군사 기지를 설치해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침입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는 다른 합의가 있을 때까지” 이곳에 군을 주둔시키겠다고 밝혔는데 이제는 아예 기한없는 완전한 점령을 선언한 것이다.
한편, 하마스와 휴전 중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한 공격을 지속해 비판받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아이까지 이용해 테러를 조장한다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2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날 밤 가자지구 부근 기지로 다가오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발견했으며 아이가 군인들과 대화에서 “하마스가 나를 이곳에 보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국제기구와 협조해 아이를 가자지구로 돌려보냈다면서 “하마스는 민간인과 어린이를 이기적으로 이용하고 착취해 테러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공격이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 민간인을 공격하는 비도덕적 행위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역공을 가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휴전 중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및 이웃 중동 국가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빚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11일 밤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선박에 대한 공격 재개를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