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다. MG손보의 다섯 번째 새 주인 찾기마저 무산되며 매각을 진행해 온 예금보험공사가 회사 청산 절차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리츠화재는 13일 “예보로부터 MG손해보험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각 기관의 입장 차이 등으로 지위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공시하고 예보에 이 같은 내용의 통지를 발송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9일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매각조건협의를 위한 실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MG손보 노조가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실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예보는 지난 1월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할 경우 MG손보의 청·파산을 포함해 정리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보는 추가 공개 매각, 청산·파산, 가교 보험사 계약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가 청산 절차를 밟으면 고객 124만여명의 보험계약은 강제 해지된다. 이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원을 보상받지만,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손실을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관련 피해 금액을 약 17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MG손보 임직원 580명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MG손보의 전신은 그린손해보험으로, 2013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인수한 뒤 사명을 바꿨으며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