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학번 의대 신입생 얘기를 들어보니 부모님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학교에 가라 하고 선배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학교에 오지 말라 해서 아침에 PC방으로 출근한답니다."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과 관계자가 최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서 언급한 사례다.
이 관계자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도 주변의 여러 사정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의대생과 학부모님 전화가 교육부로 많이 온다"며 현장에 있던 의대 교수 등을 향해 "이제 학교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길 희망하는 학생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내 한 의대 교수 B씨는 "복귀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분명히 있는데, 아무래도 강경한 학생들이 외부에 주로 노출되다 보니 이들이 과소 추정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복귀를 고민하는 학생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했다.
◇ 의대생 '강경' 태세 여전…"의대생 '볼모' 잡으면 안 돼" 목소리도 커져
일부 의대생들이 복귀를 고민하긴 하지만 대다수는 복학할 의사가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게 의료계 내부 판단이다. 상당수 의대생은 유급을 각오한 채 투쟁을 이어가려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사직 전공의 C씨는 "주변에 복귀하겠다는 의대생은 극소수이고, 지금 의사 커뮤니티만 봐도 전공의보다는 의대생들이 훨씬 강경하다"며 "예비 의사로서 장기간 몸담아야 하는 의료시스템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 당장의 1∼2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의대생 A씨는 "상황이 좋아지면 복학하고 싶지만 현재는 복학 의사가 크지 않다"며 "정부가 내놨던 정책과 의사 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생각과 그렇다고 의대생 위주의 희생은 원치 않는 마음이 공존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학생 신분인 의대생들의 희생이 커지고 있다는 데에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다.
아직 면허도 없는 젊은 학생들을 선봉에 내세운 게 아니냐는 자성과 함께 젊은 의사 '선배'인 전공의들이 나서서 의대생들의 복귀를 독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역의사회 간부 D씨는 "선배 전공의들이 '우리는 면허도 있지만 너희들은 면허도 없고 앞으로 이 생활이 2∼3년 계속된다면 결국 너희가 피해자가 된다. 그러니 너희들은 들어가라. 뒤는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말해주는 그런 마음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했다.
강희경 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상에 어느 전문가 그룹이 자신의 젊은 동료이자 후배인 학생을 볼모로 기성세대가 바라는 것을 이루려고 하느냐"며 "학생들의 희생을 부추기는 선배 의사들, 참 비겁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금은 '나서줘 고마웠다, 여러분이 사회에 나올 즈음에는 상황이 더 나아져 있도록 선배들이 최선을 다할 테니 학생들은 이제 학업으로 돌아가라' 이렇게 말해야 할 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도 "아무도 여러분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인지 잘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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