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을 두고 각종 관측과 소문이 무성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침묵을 지키며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당초 '신속 재판' 방침을 밝혔던 헌재가 지난달 25일 변론종결 후 3주가 지난 18일까지 선고일을 통지하지 않은 채로 평의를 이어가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역대 대통령 탄핵사건 중 최장기간 평의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치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탄핵심판 결론에 관한 전망이 여럿 제기되고 있다.
애초 법조계에서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유력하게 점쳤다. 이전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변론종결 뒤 2주를 전후한 금요일에 선고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헌재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전례와 비슷한 시점에 심판을 선고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헌재는 이날 오후까지도 선고일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19일로 통지 시점이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19일까지도 선고일을 알리지 않는다면 선고는 다음 주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는 헌재가 조만간 심판을 선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신속히 결정을 내려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한 국가적 혼란을 헌재가 수습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점에 관해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헌법재판연구원장 출신 이헌환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선고가 늦어지는 이유에 관해 "헌재 내부에서 재판관들의 의사가 확연하게 통일이 안 돼 있다는 뜻"이라며 "대한민국 존망의 기로라고 볼 수 있는 위기 상황에 헌재가 자꾸 주저하고 머뭇머뭇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 마지노선이 이번 주인데 이걸 넘기면 엄청난 위기에 빠져들 것"이라며 "돌다리를 너무 두들기면 돌다리가 깨진다"고 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헌재가) 사실관계 확정부터 다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검찰 조서 증거 채택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재판관들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 교수는 "(헌재가) 숙고했다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나마 조금 다행"이라면서도 "3월 안에는 선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헌재가 고심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좀 더 신중하게 결론을 도출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이달 말께를 점치는 견해도 일각에서 나온다.
헌재의 선고 방식도 관심사다. 실무상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하면 재판장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먼저 이유의 요지를 설명하고 주문을 읽는 것이 통상적이다. 재판관들의 견해가 엇갈린 경우 주문을 읽은 뒤 법정의견과 반대의견을 각각 밝힌다.
다만 선고 순서를 비롯한 구체적인 방식은 재판부가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주문을 언제 읽느냐를 두고 결론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