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23일은 세계기상의 날로, 전 세계적인 기상협력체계를 추구하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됐다. 매년 세계기상의 날, 전 세계는 신뢰와 협력 속에서 탄생한 기상협력체계를 축하하고, 기상 과학의 발전을 넘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은 국제 공조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WMO에서는 매년 전 세계가 다 같이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담은 주제를 선정한다. 올해 세계기상의 날의 주제는 ‘Closing the early warning gap together’, 우리말로는 ‘조기 경보 격차 함께 줄이기’이다. ‘조기 경보’란 위험한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개인, 지역, 사회, 정부 등이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적시에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위험 모니터링, 예보·예측, 재해위험평가 등의 통합 시스템을 말한다. 그러면 조기 경보에 격차가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조기 경보 격차는 지역, 기술 수준, 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재해 정보가 전달되고 활용되는 방식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의미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위험보고서 2025’에 의하면 극한 기상현상으로 인한 비용이 지난 50년간 약 77% 증가했으며,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그 영향이 가장 컸다. 이는 조기 경보 격차의 현실과, 이를 줄이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올해의 주제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표현은 바로 ‘함께’이다. 기후위기가 개인이나 단체, 몇몇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전 지구적인 과제인 것처럼, 조기 경보의 격차도 해당 국가나 특정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줄이는 데에 한계가 있다. 높은 기술력을 지닌 국가에서 기술력이 부족한 국가들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조기 경보 격차를 줄일 방법을 세계가 함께 모색해야 한다.
장동언 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