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은 한자로 偏見이라고 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치우쳐 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이나 행위를 치우쳐 보는 것은 좋은 게 아니다. 하지만 인간도 감정의 동물이어서 자신의 감정에 따라 대상이나 행위를 치우쳐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백인이 흑인을 뒤에서 미는 행위를 보면 장난친다고 생각하고, 흑인이 백인을 미는 행위를 보면 폭력을 가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은 흑인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편견에 해당하는 영어는 prejudice이다. 여기서 pre-는 ‘~전에’라는 뜻이고, judice는 ‘판단’이라는 뜻이다. 이 둘을 합치면, 편견은 ‘판단하기 전에 가진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 편견을 광의로 정의하기도 하고 협의로 정의하기도 한다. 광의로 정의하는 사람은 편견에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요인 모두를 포함시키는 반면, 협의로 정의하는 사람은 정의적 요인으로 한정한다. 편견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어떤 집단이나 집단구성원에 대한 비합리적인 부정적인 평가”이다. 이것은 정의적 차원으로서 어떤 집단이나 집단구성원의 특징에 대한 인지적 신념인 고정관념과는 구별된다. 예를 들어 어느 민족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고, 그래서 이 민족이 싫다고 하는 것은 편견이다. 편견은 태어날 때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일단 편견을 가지면 이것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는 유대인에 대한 편견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X가 유대인은 자기 집단만 챙긴다고 비난한다. Y는 유대인이 공동모금 운동 때 다른 민족보다도 더 많이 기부했다고 말하면서 X의 편견을 완화하려고 한다. X는 그것이 금융업에 종사하는 유대인이 돈으로 환심을 사려는 수작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편견을 가진 사람을 최근 연구 결과나 통계를 통해 설득해 봐야 별 소용이 없다. 다행스럽게도 X처럼 자신의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떤 사람은 편견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그렇게 하고, 다른 사람은 인종주의자, 혐오주의자로 불리지 않기 위해서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요즈음 국제이주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편견은 늘어나고 있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