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은 상황이에요.”
20일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전날 서울시의 갑작스러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여파에 아파트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도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서울시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오른 몸값에 매도자와 매수자가 논의를 이어가던 중 송파구 전체가 규제로 묶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향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본 매수자가 마음을 접어버린 것.
A씨는 “이러한 계약 취소분을 빠르게 매도해야 하는 분들의 급매물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후) 갭투자 매수 문의가 많이 왔다”고 전했다.
다만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이번 주말 막판 계약 여부를 두고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도 연출되는 모습이다. 매수자는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원하는 반면 매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에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향후 규제가 해제되면 최근 경험한 것과 같은 가격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기에 머뭇거리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3월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잠삼대청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여파로 전주보다 0.14%포인트 오른 0.83%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월 넷째 주(0.9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송파구(0.79%)와 서초구(0.69%)도 상승 폭을 키웠다.
B씨는 “매매가가 최근 2∼3주 사이에 2억∼3억원씩 올랐는데, 그 가격이 확 떨어지지는 않고 (매도자는) 한 5000만원 정도는 싸게 팔 수 있다고 하고, 매수자는 ‘비싸서 못 산다. 더 싸면 사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 체결된 건은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한 달여 만에 급변한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으로 당분간 혼란과 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C씨는 “(반포는) 압구정이나 잠삼대청과는 달리 기존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었던 지역이 아니었고 새로 추가된 지역이라서 더 혼란이 오래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박영호 공인중개사는 “전에는 (송파구에서) 잠실 쪽만 묶었었는데 이제 헬리오시티나 근처 조그마한 단지까지 다 묶이면 거래량 등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여파로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전세 물건이 줄어들어 전세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주거용부동산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이 된 지역은 2년 실거주 의무 조건이 따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전세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