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투척은 고대부터 조롱과 모욕, 처벌, 항의의 수단으로 이용됐다. 로마나 중세 시대에는 관객들이 연극이나 거리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란을 던지며 야유했다는 기록이 있다. 민중의 분노를 산 권력자나 종교 지도자들도 공개 석상에서 계란 세례를 받아야 했다. 계란은 맞는 사람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계란이 깨지면서 나오는 내용물 때문에 상당한 불쾌감을 안길 수 있다. 계란 투척이 오랫동안 이런 용도로 쓰이다 보니 영미권에선 ‘egg on one’s face’(수치스럽다)라는 숙어도 생겨났다.
선거의 시대가 열리면서 계란 공격은 종종 정치인을 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02년 전국농민대회 연설 도중 얼굴에 계란을 맞고 “달걀을 맞아 일이 풀리면 얼마든 맞겠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계란을 한 번씩 맞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 화가 좀 안 풀리겠느냐”는 어록을 남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07년 “BBK 전모를 밝히라”고 외치는 남성에게서 계란을 맞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1999년 페인트가 주입된 계란을 맞고 얼굴이 페인트로 벌겋게 뒤덮이는 봉변을 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살인적 행위”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징역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