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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70억, 이하늬 60억, 조진웅 11억…연예인 세금 추징 논란, 쟁점은?

연예인 법인 설립 문제, 유사 업계 초미 관심사

배우 유연석(70억원), 이하늬(60억원), 조진웅(11억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추징을 당하며 연예인들의 납세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70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더 내라는 과세당국의 통보를 받으려면 소득이 얼마였던 걸까. 이들은 왜 이구동성으로 고의로 탈세한 게 아니라며 당국 해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걸까. 추가 세금을 통보 받으면 그 전에 냈던 세금에 더해 추가로 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소득 대비 세금이 도대체 얼마인 걸까.

 

꽤 복잡하지만 관심을 모으는 연예인들의 세금 논란은 우리 사회가 부의 재분배를 위해 고소득층에게 어떤 책임을 묻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배우 유연석. 뉴스1

◆유연석, 세전 소득 155억+@ 추정

 

유연석의 사례처럼 70억원의 세금 추징 통보를 받은 경우 원래 소득 규모는 155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개인 종합소득세는 소득이 클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 체계가 적용된다. 연 소득 △1200만원 이하에는 6%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 15% △4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24% △8800만원 초과 1억5000만원 이하 35% △1억5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38%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4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42% △10억원 초과 45%다.

 

유연석의 경우 소득규모상 최고세율인 45%가 확실한 만큼 <원래소득 X 0.45 = 70억>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약 155억원이 나온다.

 

배우 이하늬. 뉴시스
배우 조진웅. 뉴스1

그러나 실제로는 원래소득에서 ‘누진공제액’(소득구간 별로 정해진 금액을 빼주는 것)과 ‘각종 경비’ 등을 뺀 뒤 더 작아진 금액에 0.45를 곱하는 만큼 실소득은 155억원 +@로 추정된다. 또 연예인의 특성상 직전 한 해가 아니라 여러 해에 걸친 소득일 수 있어 해당 금액을 연봉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있다. 정리하자면 최근 몇 년 간 유연석은 155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계산법으로 이하늬는 133억원, 조진웅은 24억원 이상을 벌었다가 각각 60억원, 11억원의 추징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추징 시 법인세+개인소득세 이중 부과 

 

이들이 세금 추징을 당한 이유는 법인을 설립해 세금 규모를 줄인 게 문제가 되면서다. 쉽게 말해 ‘개인소득세’ 대신 ‘법인세’를 낸 것을 국세청은 문제 삼았다.

 

사진=뉴시스

국세청은 “법인을 세워 소득을 분산시키고 실제로는 연예인이 거의 모든 활동을 수행하면서도 개인소득세 보다 낮은 법인세(10∼22%)로 세금을 절감해왔다”고 밝혔다. 연예인이 세운 법인은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일 뿐이고 실제 활동은 연예인 개인이 했으니 개인 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게 당국 입장이다.

 

유연석의 경우 원래 소득을 155억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법인을 통해 세금을 내면 22% 세율 적용 시 약 35억원의 법인세가 나온다. 개인소득세(7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세금이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국세청의 추징을 당하면 이미 낸 법인세에 개인소득세가 추가돼 당사자의 부담은 커진다. 법인세와 개인소득세가 각각 따로 부과되는 구조 때문에 법인세 35억원에 개인소득세 70억원이 추가되는 것이다. 유연석의 경우 법적으로 탈세가 아님에도, 법 해석의 차이로 수익의 3분의 2, 즉 100억원이 넘는 돈을 세금으로 내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논란이 된 연예인들은 “해당 소득은 법인 소득으로 보는 게 맞다”, “의도적 탈세가 아닌데도 수익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건 부당하다. 이중과세”라고 반발하며 ‘과세 전 적부심사’(유연석), ‘조세심판원 심판’(조진웅)을 청구했다.

 

이번 논란은 같은 입장에 있는 연예인과 유튜버, 크리에이터, 그 밖에 각계의 ‘1인 법인 사업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이들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법인을 통한 소득 합법화가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닌 만큼, 국세청의 사후 조치에 따른 이중 과세 문제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