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어렵사리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30·40대 여야 의원 8명은 어제 개정안에 대해 “당장의 보험금 혜택을 인상하고 후세대의 보험료율을 올리겠다는 것”이라며 “혜택은 기성세대부터 누리면서 부담은 다시 미래세대의 몫이 됐다”고 비판했다. “청년세대를 설득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없었다”고도 했다. 앞서 여야는 내는 돈(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고, 받는 돈(소득대체율)도 40%에서 43%로 높이는 모수조정안을 통과시켰다. 18년 만에 연금개혁의 첫발을 내디딘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청년층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개정안을 시행하면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이나 그동안 적게 내고 많이 받았던 세대가 더 큰 혜택을 본다는 건 부인하기 힘들다. 내는 돈은 8년에 걸쳐 인상하고 받는 돈은 내년부터 바로 올리니 나중에 가입한 미래세대는 ‘더 내고 덜 받는’ 피해를 볼 소지가 다분하다. 예컨대 내는 돈 대비 받는 돈 비율(수익비)은 50세의 경우 4%(최근 3년 평균 소득 월 309만원 기준) 줄지만 40세, 30세, 20세의 감소 폭은 3∼6배 수준인 12∼23%에 달한다고 한다. 연금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우리 사회의 새 뇌관으로 비화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