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2월 일본 열도가 미국에서 날아든 소식에 발칵 뒤집혔다. 미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 간부가 항공기를 팔기 위해 일본 고위관료들에게 200만달러의 뇌물을 건넸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정·관가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체포되고 정계 거물인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까지 5억엔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구속됐다. 록히드는 1950년대 후반부터 10여년간 일본뿐 아니라 네덜란드, 서독, 이탈리아 등 모두 12개국의 정·관계 고위층에게 거액의 뇌물을 뿌렸다. 말로만 떠돌던 군산복합체와 정치권의 유착 비리가 세상에 드러난 ‘록히드 스캔들’이다. 이후에도 미국에서 무기판매와 군수 계약, 5세대 전투기 F-35 개발 등을 둘러싼 뇌물사건과 로비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미 공군의 6세대 전투기 사업자로 보잉을 선정했다. 전투기 이름은 ‘F-47’로 정해졌다. 트럼프는 “47이 아름다운 숫자”라고 했는데 자신의 대통령 재임 순번(47대)에서 따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당 가격이 1억4300만달러이며 총사업비가 최대 500억달러(73조원)에 이른다. 트럼프는 “가장 강력하고 가장 치명적인 전투기가 될 것”이라며 “차세대 공중전의 역사를 새로 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