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행정부, 적대 정책은 집요하게 계승”… 비난 논평으로 ‘미국 떠보기’

美 핵항모 참여 한·미·일 해상훈련 두고
“이전 행정부 행정명령들 뒤집으면서…
조선반도에 전쟁도박판 더 크게 벌려”
‘김정은과의 정상외교 시사한 트럼프에
행동으로 대화 진정성 보일 것 요구’ 해석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이전 행정부의 정책을 주패장(카드의 북한말) 뒤집듯 하면서도 오직 대조선적대시정책만은 집요하게 ‘계승’하여 패악하게 변이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보다 더욱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반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17∼20일에 실시된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을 두고 “올해의 첫 미일한 3자 해상훈련인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서 처음으로 되는 3자 합동 군사연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과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의 훈련 참여 사실을 거론하며 “아시아태평양 전역을 제패하려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모험적인 광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역대 미 행정부들이 추구하여 온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단순한 답습이나 반복으로만 볼 수 없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비난했다. 

 

통신은 “현 미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의 정책과 행정명령들을 주패장 뒤집듯 하면서도 오직 대조선적대시정책만은 집요하게 계승하여 패악하게 변이시키”고 있다면서 “(현 미 행정부가)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다목적적인 전쟁도박판을 더 크게 벌려놓으려 한다는 것이 오늘의 사태를 통해 우리가 내리게 되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미국의 반공화국대결 광증이 우심해질수록 국가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행동은 가속적으로 배가될 것”이라며 “적대국들의 그 어떤 도발과 위협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뉴스1

북한이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콕 집어 비판한 것을 두고 말로는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대북 강경 정책은 철회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반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연합훈련과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중단함으로써 북·미 대화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증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논평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6면에도 실렸는데, 주민들의 대미 적개심을 고조시켜 체제 안정을 꾀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김여정 부부장 등 고위급 인사의 명의로 발표하지 않은 점은, 북한이 논평의 수위를 조절한 대목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