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과 울산 울주 산불이 강한 바람 탓에 다시 확산하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25일 오전 9시 기준 울산 울주군 대운산 산불 진화율은 96%였지만, 오후 6시 현재 92%로 떨어졌다. 울주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리면서 불길이 더 번진 탓에 화선은 500m에서 1.3㎞로 길어졌다. 산불영향구역은 축구장 661개 면적인 470㏊로 늘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데다 최대 초속 9m의 바람이 불면서 한때 신라시대 고찰인 내원암 500m 앞까지 불이 다시 확산했다”고 전했다. 내원암에는 울산시 보호수인 수령 400년이 넘는 팽나무도 있다. 대운산 인근 6개 마을 197가구 주민 221명은 행정복지센터와 일대 경로당으로 대피한 상태다.
대운산 산불을 진화하던 중 직선거리로 20㎞ 떨어진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도 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불이 이날 오전 11시54분 화장산에 있는 사찰인 굴암사 뒤편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오후 5시40분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아동양육시설과 아파트, 송대리 주민 2000가구 500명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현재 287세대 520명이 울주군민체육관 등으로 대피해 있다. 산림당국은 헬기 13대와 인력 450여명, 장비 40여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후 7시 기준 화장산 산불영향구역은 60㏊, 진화율은 97%다.
경북 의성군 산불이 청송군으로 번지면서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가 이감절차에 나섰다. 교정당국은 경북북부교도소 외에 안동교도소 이감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산불 상황에 따라 다른 교도소 이감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3월에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풍과 건조함이 더해지며 불길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영남 지역의 경우 최근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메마른 땅에서 불씨가 쉽게 번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조함을 달래줄 단비는 26일 늦은 밤부터 제주와 전남 남해안, 경남권 남해안부터 내리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6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5∼30㎜, 서해 5도·경남 남해안 5∼2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