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 고잉(Keep Going)!”
2019년, 교환작가 자격으로 3개월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머물던 소설가 김호연(51)이 현지 대학생들 앞에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출판인으로 살아온 경력을 담은 강연을 펼친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한 학생이 수줍게 질문했다. “작가를 꿈꾸는 학생이 있다면 무슨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통역을 듣자마자 그는 ‘킵 고잉’을 외쳤다.
김호연의 신작 에세이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푸른숲·사진)는 그가 밀리언셀러 ‘불편한 편의점’을 쓴 유명 작가가 되기 이전, 인생의 긴 저점을 통과하던 스페인 체류 시절의 이야기를 담았다.
네 번째 장편소설이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뭘 해 먹고살까, 무엇이 글을 돈으로 바꿔 줄까’ 하는 답없는 질문만 늘어놓던 그해, 작가에게 ‘단 한 번의 행운’처럼 마드리드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자격이 주어졌다. 3개월간 작가가 매일 쓴 일기는 에세이의 재료가 됐다.
‘킵 고잉’ 정신에 대해 작가는 설명한다. “이후 좀 더 길고 친절한 설명을 더했지만, 그 학생이 기억해야 할 건 결국 그 두 단어뿐이다. 작가이건 아니건 삶을 수행하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두 단어다. 그 두 단어만이 자신의 인생을 나아가게 만드는 오른발 왼발일 따름이다”(188∼189쪽)
지난달 19일 만난 김 작가는 “포기하지 않고 작업을 계속해서 결과물을 내놓은 근성과 꾸준함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비단 창작을 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든 자신의 업 때문에 힘들 때 하나에 천착해 열심히 하다 보면 한 번쯤 기회가 오고 운명이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강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진솔한 경험이 담긴 만큼 온갖 ‘찌질한’ 상념들도 담겼다. 그는 이 책이 누군가에게 비타민과 영양제 같은 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이 당시의 제가 그랬듯 지친 누군가에게 한 발짝 나아갈 힘을, 추진력을 드릴 수 있길 바라며 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