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5월 시작된 페이퍼클립 작전(operation paperclip)은 나치 독일에 가담했던 과학자·엔지니어 등 642명을 미국으로 밀입국시킨 정보 프로그램이다. 상당수 과학자들이 비인도주의적 만행에 직간접 관련됐지만 미국은 “우리가 그들을 거두지 않았으면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데려갔을 것”이라며 작전을 강행했다.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에 근무하면서 아폴로 11호의 추진 기관을 개발해 미국의 인류 최초 달 착륙을 가능케 했다.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과 항공우주 분야의 비약적 발전에는 독일 등 유럽 과학자들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다.
과학자들이 미국을 떠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효율화를 명분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해서다. NASA는 예산 50% 삭감, 국립과학재단(NSF)은 직원 50% 감축 및 예산 대폭 삭감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직원 880명을 해고한 데 이어 1000명 더 감원할 태세다. 젊은 과학자들은 연구는커녕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설문조사에 따르면 박사후연구원 690명 중 548명(79.4%)이 ‘미국 탈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과학강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