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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동네보다 더 많이 찾는 대전 ‘뉴핫플’이 있다…‘돋보기’로 대전동네 보니

주말, 대전의 ‘핫플’(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은 어디일까. 성심당 동네인 은행동일까, 야구장(대전한화생명볼파크) 동네인 부사동일까. 

 

대전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니, 눈에 띄지 않는 곳이 주말 ‘핫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왜 그 지역에 갈까, 굳이 그 동네를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전 인구를 여러 다른 측정지표로 살펴보면 보이지 않던 ‘이 동네’들이 눈에 띈다.  

 

대전의 명소인 빵집 성심당. 연합뉴스

◆자세히 들여다봐야 보이는 이 동네 어디? 

 

대전세종연구원은 거주인구, 유동인구, 소멸위험지수를 활용해 대전을 들여다 본 데이터 분석 결과를 최근 내놨다. 소멸위험지수는 2000년∼2023년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원이 유동인구와 거주인구를 이용해 유동인구 비율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행정동별 인구특성을 살펴보니, 색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대전에서 유동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대전역과 성심당으로 대표되는 동네, 동구 ‘중앙동’이다.

 

중앙동은 용도지역상 일반상업지역에 해당해 전통시장, 모텔 등 상업시설이 많다. 특히 성심당 등 관심지점(POI·point of interest)들이 주변에 많은 특징이 있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사람이 몰리는 지역이다. 중앙동은 거주인구는 3845명에 불과하지만 유동인구 16만3781명으로 거주인구 대비 유도인구는 무려 42.6배 많았다.   

 

거주인구가 많지 않은 대덕구의 목상동, 이곳도 평일과 주말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뭘까. 직장 때문이다.

 

목상동에는 대전 물류센터가 빽빽하게 모여있다. 물류업 노동자들이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목상동은 거주인구 6154명 대비 유동인구는 6만5804명으로 10.7배 높다. 밤늦게까지 불야성을 이루는 동네, 유성온천이 있는 온천1동 역시 상업시설이 많아 주말, 사람이 많이 찾는 ‘핫플’ 중 한 곳이다. 온천1동은 거주인구 2만6198명 대비 유동인구는 28만4539명으로 10.9배에 달한다. 

 

눈에 띄는 것은 2위를 차지한 동구 대청동이다. 

 

대청호 인근에 있는 마을인 대청동은 대전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핫플레이스’이다. 대청동의 거주인구는 2258명으로 대전에서 가장 적다. 대청호가 있어 개발제한구역이 많은 관계로 천혜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편의·문화시설 등 사회간접자본(SOC)도 거의 없어 낙후지역이도 하다.

 

반전은 여기에 있었다. 낙후지역으로 실 거주인구는 적지만 천혜의 환경을 갖춘 대전 대표 관광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대청호와 인근 산책로(오백리길), 봄꽃 등 각종 볼거리를 찾아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주말 대청동을 찾는 유동인구는 무려 3만5486명으로 거주인구의 약 15.7배에 달했다. 주말 나들이객이 많이 찾는 관광지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전지역 행정동 유동인구비율지도. 대전세종연구원 제공

◆ 유동인구 많을수록 ‘미래 활력’ 높아

 

연구원은 거주인구와 유동인구 평균을 기준으로 행정동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지난해 기준 대전시의 행정동은 82개동이지만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연속해서 존재하는 행정동은 65개동으로, 이에 대해서만 분석했다. 

 

2023년 거주인구와 유동인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방문하는 지 알기 위한 ‘현재 지표’이며, 2000년~2023년 소멸위험지수 격차는 과거에 비해 어떻게 인구구성비가 바뀌었는지를 살펴보는 ‘과거와 미래의 지표’ 개념으로 활용된다. 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인구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분석 결과 활력이 넘치는 대전 동네는 대전시청과 법원 등 각종 행정기관이 밀집돼있는 서구 둔산2동, 유성구 유성온천을 품고 있는 온천1·2동이 거주·유동인구가 모두 많아 ‘미래 활력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도심인 동구 중앙동, 중구 은행·선화동 등은 인구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주목할 동네로 이름을 올렸다. 거주인구는 적지만 유동인구는 많아 소멸위험지수 격차는 컸지만 앞으로 유입인구에 대한 기대감이 큰 동네로 분석된다. 반면 중앙동 등과 비슷한 수치를 보인 서구 월평1동은 소멸위험지수 격차가 크지 않아 고령화가 심화된 것으로 해석됐다.

 

동구 대청동, 서구 기성동 등은 거주·유동인구 모두 적지만 소멸위험지수 격차도 낮아 꾸준히 낮은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 특성을 보였다. 중구 태평2동, 서구 갈마2동·내동 등 거주인구가 많은 주거지역도 쇼핑몰이나 이렇다 할 매력있는 장소가 적어 유동인구는 적었다. 소멸위험지수 격차는 비교적 양호했다.

 

월평1동, 갈마2동, 만년동, 목상동, 중리동, 태평1동 등은 거주인구와 유동인구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소멸위험지수 격차가 크고 고령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역으로 꼽혔다.

 

대전세종연구원 관계자는 “단순히 거주인구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도시의 실제 활동 인구와 지역별 잠재적 소멸 위험도를 복합적으로 분석했다”며 “앞으로 지역 맞춤형 도시 정책 수립을 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