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 파면은 본인은 물론 국민 모두의 비극이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은 국민 상처를 치유하고 국가를 통합하기 위한 승복이나 화합의 메시지 없이 본인 정치에 나서고 있어 유감이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후 어제 두 번째 내놓은 메시지에서는 아예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을 거론하며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했다. 아스팔트, 유튜브의 극렬 지지층을 결집해 정치 행보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지지 국민의 범위를 초월해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는 파면 사유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당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대선 필승을 당부하더니, 어제는 중진 나경원 의원과 독대했다. 노골적 관저정치이자 사저정치의 예고편이다. 파면 결정 후 처음 진행된 여론조사(리서치뷰)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국가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로서 자숙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