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상 중임에도 러시아의 공습이 격화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프랑스 등이 미국의 대응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중 미·러 고위급 접촉이 재개될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부분휴전’을 거부한 채 공격을 더 퍼붓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응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영상 연설에서 “오늘 러시아가 자행한 공격 중에는 흑해상에서 발사된 미사일도 있었다”며 “이것이 러시아가 무조건적인 휴전을 거부하는 이유다. 그들은 해상에서 우리 도시와 항구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고 비난했다.
유럽 안에서 우크라이나 전후 안전보장 구상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도 이날 러시아를 강력 비판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에 크리비리흐 상황 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공습은 끝나야 한다. 러시아가 계속해서 시간을 벌려고 하고 평화를 거부할 경우엔 강력한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향해 대러 압박 조치를 촉구한 것이다.
미국이 내놓는 대러 메시지는 냉온탕을 오가 모호하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러시아가 평화에 진지한지는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안에 곧 알게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입장을 재평가(reevaluate)해야 할 것”이라고 러시아에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선 휴전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러시아가 제외되는 ‘특혜’를 받기도 했다.
러시아가 제외된 이유에 대해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이 진행 중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가지 문제를 혼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앞으로 다른 국가들과 전혀 다르게 대우받는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러시아가 이 새로운 관세 대상이 아닌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해싯 위원장은 또 “많은 미국인과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협상 중에 새로운 사안을 테이블에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을 향한 대러 압박 촉구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회동 일정은 이르면 다음주 성사될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최고경영자(CEO)는 6일 미·러 향후 접촉 일정을 묻는 질의에 “이르면 (6일 기준) 다음 주”라고 답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를 만나 미·러 양자관계 사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