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여행 미뤄야하나”…관세쇼크에 원화 ‘뚝’ [뉴스+]

달러와 엔화. 뉴시스

 

미국의 상호관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환율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8일 원·달러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1473.2원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인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자금이 유입되며 ‘강달러’ 현상이 더욱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발표한 상호관세 영향이 크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대응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치닫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선 큰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8일까지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것은 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7일(미국시간) 중국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을 확인했고,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만약 미국이 관세 조치를 확대한다면 중국은 우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중국에 34%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기존 20%에 더해 총 54%가 된다. 중국은 여기에 대응해 지난 4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발효 시점은 10일이다.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8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안전자산인 달러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달러 다음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는 달러와 비교해서는 약세지만, 원화와 대비해서는 강세다. 이날 원·엔 환율은 1000원을 오르락내리락하며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초만해도 100엔당 900원 초반대에 거래되었으나 1000원 문턱에 다가선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세 소식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현재의 강경한 기조에서 물러난다면 환율도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될 경우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중국의 입장 표명에 따라 원화도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