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시작하면서 내수 영향도 덜 받고 무엇보다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9일 지난해 첫 수출을 시작했다는 이지은(42) 육거리소문난만두 대표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3대가 충북 청주에서 50년간 운영 중이던 만둣가게를 2020년 인수한 이 대표는 4년 만인 지난해 정부의 소상공인 수출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돼 오프라인 중심이던 가게를 수출 기업으로 한 단계 성장시켰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3개국에 수출을 성공한 덕에 ‘역대 최악의 내수’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매출액을 90%나 끌어올렸다. 이 대표는 “수출에 성공하면 판매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브랜드 자체에 대한 공신력과 시장성이 높아져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역량 부족’이 이런 실태를 불러온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판로개척과 통관, 서류 작업 등을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자력으로 처리할 엄두조차 못 낸다는 것이다.
수제 펫 푸드 수출업체 동해형씨를 운영 중인 김은율(36) 대표는 “우리도 수출에 첫발을 뗄 때 처음이다 보니 통관 관련 시행착오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물며 나이가 많은 소상공인분들은 아무래도 온라인이든 수출이든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지만 규모가 작다. 지난해와 올해 책정된 예산은 각각 200억원, 210억원으로 올해 수출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30곳 정도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90억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 지원사업 등이 있지만 400만여개에 달하는 소상공인 사업체 수를 고려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정부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현금성 지원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 수 있는 수출지원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소상공인의 어려움 해소에 더 바람직하다”고 관련 사업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다양한 규모의 사업체에서 늘어난 수출은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 효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 2.04% 중 수출의 기여도는 1.93%포인트로 분석됐다. 수출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3%나 된다.
수출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2024년 수출로 유발된 취업자 수는 총 416만명으로, 한국 전체 취업자 2858만명의 14.6%에 해당했다. 수출 100만달러당 6.1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유서경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수출의 높은 경제성장 기여도는 우리 경제가 수출 주도 성장 전략을 지속해서 추진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