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작년 9월 19∼34세 자녀를 둔 45∼69세 남녀 16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66.9%는 ‘자녀의 성공과 실패에 부모의 책임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능력이 있는 한 자녀를 계속 지원할 생각’이라는 응답은 42.1%에 달했다. 이처럼 동양 문화권은 자녀 인생을 책임져야 올바른 부모라는 관념에 지배받아왔다.
그 책임감 이면에는 지원한 만큼 자녀가 잘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속내가 자리 잡고 있을 터다. 우리 사회에서 ‘엄친아’(엄마친구아들) ‘엄친딸’(엄마친구딸)은 이런 이상적인 기대치를 대변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양의 가치관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지난 8일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시작한 한국계 미국인 우주비행사 조니 김(41)을 집중 조명한 기사에 ‘네이비실(해군특전단), 하버드대 의사, 미국항공우주국 우주비행사. 엄마에게 이 과잉성취자(Overachiever)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인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서 영웅으로 칭송받는 동시에, 반은 농담으로 (그와 비교되는 것이) ‘모든 아시아계 자녀의 악몽’으로 두려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