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고위급 핵 협상을 재개한 미국과 이란이 두 번째 접촉을 앞두고 협상 방식, 의제 등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미국은 군사행동을 시사하며 압박에 나섰고, 이란은 협상이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교환이라는 의제에 국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CBS방송 인터뷰에서 첫 협상을 “생산적이었다”며 평가하면서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목표를 외교적 방식으로 달성하지 못하면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이 결렬된다면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폭격 가능성까지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다음 협상이 핵 문제와 제재 해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미국 측과 어떤 다른 의제에 관해서도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문제 삼을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등 국방 역량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2차 협상에 대해 “계속 간접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며, 오만이 중재자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