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인공 폭포인 홍제폭포 앞 구립 ‘카페 폭포’.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보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이 카페는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오래된 주차장과 창고 부지였다. 서울시의 ‘수변활력거점’ 1호로 낙점돼 2023년 4월 카페로 새 단장을 한 뒤 2년간 내·외국인 201만여명이 찾은 지역 명소로 탈바꿈했다.
서울시가 총 길이 334㎞에 달하는 시내 75개 소하천과 실개천 수변 공간을 ‘수(水)세권’으로 만드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곳곳에 수변활력거점을 두는 사업이 시민들의 삶의 질은 물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는 오세훈 시장의 공약으로, 시의 수변 공간이나 생태 환경을 단순히 정비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문화·여가 공간으로 재편해 새로운 도시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업이다. 2023년 4월 서대문구 홍제천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수변활력거점 8곳을 조성했다. 연내 9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 특색을 살린 점도 수변활력거점의 특징이다. 홍지문 인근의 종로구 홍제천 상류엔 야간에 홍지문을 고즈넉이 바라보며 산책할 수 있게 경관 조명과 전망대 등을 설치했다. 홍지문은 탕춘대성의 성문으로, 조선 숙종 때인 1715년 세워졌다.
아울러 강동구 고덕천엔 물을 보면서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이른바 ‘물멍’ 자리, 물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계단과 돌다리 등이 있다. 또 미디어 스크린이 설치돼 영화 상영, 음악회 등 주민들을 위한 문화 행사가 언제든 가능하다.
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예산 72억원을 투입해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 추진에 한층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달 중 강북구 우이천과 구로구 안양천, 중랑구 묵동천의 수변활력거점 3곳 조성 공사를 마무리해 다음 달 개장할 예정이다. 강북구 우이천에 지역 상권과 연계한 수변 테라스 등을, 구로구 안양천엔 자동차를 세워 두고 소풍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차크닉’ 라운지, 중랑구 묵동천엔 지역 명소인 장미 공원이 훤히 보이는 장미 카페를 만든다.
시는 강남구 양재천, 은평구 구파발천 등 다른 수변활력거점 6곳 공사도 연내 매듭짓는다. 내년 이후로는 10곳을 더 조성해 총 27개의 수변활력거점으로 이뤄진 ‘수변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게 시의 궁극적인 목표다.
정성국 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공사 중인 사업들을 빈틈없이 추진해 서울의 도시 공간을 하나로 촘촘히 연결된 수변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도심 속 수변 공간을 시민들 삶과 연결해 서울시 전체가 물길을 따라 선형의 공원이 되도록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