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PC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기존 PC를 인공지능(AI) PC로 교체하려는 기업발 수요가 커져서다. 산업현장에 속속 AI 솔루션이 도입되는 상황에서 올해 10월 윈도 10 서비스 종료까지 앞둔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올해가 AI PC 확산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PC 제조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6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4.8% 증가한 5900만대로 집계됐다. 출하량을 견인한 주요 시장으론 미국과 일본이 꼽힌다.
미국은 ‘관세 폭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출하량 견인을 이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피하기 위해 미국 내 기업들이 1분기에 선제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출하량이 12.6% 급증했다. 일본은 윈도 10 서비스 종료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15.6% 성장으로 이어졌다. 리시 파디 가트너 리서치 책임자는 “일본 PC 시장에서는 윈도 11 PC 교체 수요 증가, 구형 PC를 구글 크롬북으로 교체하는 일본 정부의 디지털 혁신 정책 ‘기가(GIGA) 스쿨’로 시장 내 모멘텀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올해 일본과 같은 흐름이 글로벌 전역에서 포착될 것으로 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정보기술(IT) 의사결정권자 10명 중 8명(82%)이 ‘올해 말까지 AI PC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PC 시장은 2020년 윈도 7 서비스 종료와 코로나19 확산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바 있다. 올해는 윈도 10 서비스 종료와 AI 도입으로 인한 업무 효율성 극대화 방침이 맞물려 다시 한 번 시장 팽창이 기대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PC 제조사들에겐 새로운 기회다. 양사는 국내에선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글로벌 PC 시장에선 1%대의 점유율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사별 전 세계 PC 시장 점유율은 레노버(25.9%), HP(21.6%), 델(16.3%), 애플(10.1%) 순으로 ‘2강 2중’ 구도를 형성했다. 2024년 1분기 대비 출하량 증감률을 살펴보면 레노버, HP 등 1∼6위 업체들의 출하량은 늘어난 반면 삼성·LG 등 나머지 업체가 속한 기타 부문은 4.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