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한 권한대행은 주요 대선 주자들이 메시지를 발신해온 상징적 공간인 서울 명성교회도 참모 없이 단독 방문했다. 최근 잇달아 내놓은 ‘국가 비전’과 ‘통합’ 중심의 발언도 더해져, 사실상 대선 출마 행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국민의힘 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 권한대행은 2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부활절 축사에서 “한국 교회가 국민의 통합과 국가의 미래를 열어가는 데 든든한 반석이 돼달라”며 “정부는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모진 없이 혼자 참석하기도 했다. 이 교회는 대선후보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2022년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예배에 참석했으며, 2017년에는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방문한 바 있다. 지난 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에는 국민의힘 나경원 대선 경선 후보가 방문한 바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비슷한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대선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사람이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는데, 공무원들이 제대로 선거 관리를 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간덕수인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반응이 엇갈렸다. 홍준표 경선 후보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가 언론의 쟁점이 되는 건 우리로서는 나쁜 건 아니다”며 “국민적 흥미를 자아낸다”고 했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당당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문수 후보는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