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문자에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지난달 대형산불 소식이 남 얘기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혈압약 챙겨서 아내와 함께 급히 대피소로 왔습니다."
강원 인제 산불 진화 작업이 이틀째 이어진 27일 오전, 주민 대피소가 마련된 기린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주민 최모(72)씨는 퀭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저녁이 되자 대피소 안에는 임시 거주 텐트가 설치되고 노랑, 분홍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은 끼니를 챙겨줬다.
대피한 주민들은 200명을 훌쩍 넘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새벽이 되도록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낯선 체육관에서 쪽잠을 청한 주민 중 일부는 동틀 무렵 들려온 헬기 소리에 금세 눈을 떴다.
산림·소방 당국 등이 오전 5시 30분께 헬기 35대를 투입해 산불 진화 작업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뉴스를 검색한 주민들은 진화율이 98%까지 올랐다는 소식에 안도했다.
많은 주민은 다시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고, 북적였던 주차장도 휑해졌다.
이들은 대피소를 떠나면서 봉사자와 군청 공무원, 산림·소방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앞서 지난 26일 인제 상남면 하동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작업은 이날 일출과 동시에 재개됐다.
산림·소방 당국 등은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산림청 헬기 15대, 소방 헬기 7대, 지자체 임차 헬기 6대 등 헬기 35대를 투입해 산불 진화 중이다.
현재 진화율은 98%를 보이고 있으며 총 화선 5.5㎞ 중 남은 화선은 100m이다.
산불영향 구역은 69㏊(69만㎡)로 추정된다.
야간에도 이뤄진 산불 진화 작업으로 불길이 많이 사그라들었으나 현재 불이 난 지점에 강풍이 불고 있어 재확산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소방 당국은 연소 확대에 대비해 민가 등에 소방 차량을 배치하고,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당국은 이날 인력 705명, 장비 144대를 투입해 이날 오전 주불 진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