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마지막 길 “벽 아닌 다리를”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 영면

선종 5일 만에 장례미사 엄수
122년 만에 바티칸 외 운구 나서
신자·시민 등 최소 40만명 몰려

12년간 가톨릭 교회를 이끌며 종교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큰 울림을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의 애도 속에 영면에 들었다.

전세계 애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가 선종 닷새 만인 26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지고 있다. 바티칸=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는 2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지난 21일 교황이 선종한 지 닷새 만이다. 장례미사를 주례한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외되고 작은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모든 이에게 마음을 연 민중의 교황이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교황은 최근 몇 년간 잔혹한 전쟁과 비인간적 공포, 수많은 죽음과 파괴에 대해 쉼 없이 평화를 간청하고 이성적이고 진실된 협상으로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정책을 비판하며 했던 “벽이 아닌 다리를 세우라”는 발언을 언급했다.

 

장례미사가 끝난 뒤 교황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로마 시내를 가로질러 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으로 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부분 전임 교황이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 대신 평소 즐겨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을 장지로 택했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묻히는 건 1903년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 안치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이날 장례에는 교황을 사랑한 일반 시민 등 수많은 인파가 성 베드로 광장과 주변 일대를 가득 메웠다.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에 따르면 성 베드로 광장 장례미사에만 25만명, 운구 행렬에는 15만명 등 최소 40만명이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을 비롯해 세계 60여국 정상과 왕족, 국가 원수, 130여국 대표단도 이날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