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한덕수 대통령 예비후보가 6일 새미래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회동하고 조기 대선 정국 속 ‘개헌 연대’에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부 압박을 ‘헌정 질서 교란’이라 규탄한 한 후보는 “먹사니즘은 지옥행 정책”이라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민생 기조에도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내 단일화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후보는 제3지대의 선제적 연대를 통해 반이재명 전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는 1시간 남짓 이어졌다. 한 후보는 회동 이후 취재진에 “이 전 총리와 생각이 같아서 모든 합의가 빨리 됐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는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이후 민주당의 사법부 파괴 움직임을 보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나아가 국가체제에 심각한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직감해 급히 보자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시대착오적 망상이 빚은 파국적 사태”라고 규탄하고 “그나마 비상계엄은 국회의 제어장치가 작동했기에 신속히 해결됐다”고 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특징으로 하는 현행 87년 헌법체제는 미친 계엄과 잇단 탄핵 같은 폐해를 드러내며 이미 죽은 체제가 됐다”며 “이 헌법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개헌 대신 입법 폭주를 통해 괴물국가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거듭 질타했다.
한 후보도 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조짐에 대해 “헌정 질서를 교란하는 폭거”라고 규탄했다. 한 후보는 이 후보의 민생 정책 기조인 ‘먹사니즘’을 두고선 “제목은 굉장히 좋은 것 같은데 내용을 보면 될 일이 하나도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또 “먹사니즘이 아니라 완전히 지옥으로 떨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한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의 방향에 관한 질문에 “1년 정도 심도 있게 국민의 뜻을 모으는 기간을 갖는 것이 옳다”며 “법치주의와 분권, 지방에 대한 배려,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다 아우르는 헌법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후보는 이 전 총리와의 회동 이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비공개로 회동하고 협력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