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급등이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때를 놓치지 말고 당장 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을 지속해서 가해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여전히 견조한 고용시장 상황과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할 때 아직은 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최근까지 피력해왔다.
반면 미시간대가 설문 조사한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월 들어 6.5%로 상승, 미국이 10%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1981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동시장 악화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로선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무릅쓰고 금리 인하 결정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창업자는 이날 FOMC를 앞두고 "연준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 중 어느 쪽이 더 문제가 될지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보면 당분간은 노동시장보다는 비용(물가) 문제가 더 클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파월 의장을 향한 해고 위협에선 한발 물러선 것도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밀려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1일 파월 의장을 '루저'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다가 금융시장 불안이 심해지자 바로 그 다음날 파월 의장에 대해 "금리 인하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라고 하면서도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한발 물러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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