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라면 ‘감세에 복지까지’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선거마다 등장하는 ‘감세’ 카드가 이번 대선에서도 난무하고 있다. 대선후보들의 감세 일변도 행보는 ‘지켜도 혹은 지키지 않아도’ 국가에 해로운 포퓰리즘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윤석열정부의 감세 기조로 발생한 연이은 수십조원대 세수결손 사태 등을 고려하면 추가 감세 시 국가 재정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중산층의 실질적 세금 부담 경감’이라는 명목으로 감세 공약을 발표했다. 감세는 기업·상속·소득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우선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에서 21%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가업의 계속 운영을 위해 상속세는 자본이득세 방식으로 개편하고, 배우자 간 상속세와 최대 주주 할증(20%)제도 폐지하는 한편 상속세 최고세율(50%)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6%)으로 낮추겠단 구상이다.
‘경제 우클릭’ 행보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감세에 발을 담그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당내 일각의 반발에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상속세 공제 한도 확대와 근로소득세 개편 필요성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 역시도 세수 확보 방안엔 말을 아끼고 있다.
세수결손은 국가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계획보다 부족한 세수는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거나 불용(예산 미집행)으로 상쇄할 수밖에 없어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채무가 2022년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175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국민 1인당 2295만원의 빚이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선 복지 공약도 공(空)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예전에는 ‘공약 가계부’를 만들기도 하고 토론을 통해 상호검증이 이뤄졌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누구인지 제대로 결정도 안 된 상태”라며 “공약 남발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