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영국과 타결한 무역합의에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경제안보 협력을 포함한 것으로 10일(현지시간) 확인되면서 미국이 향후 한국 등 다른 교역국과의 협상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국 간 이번 무역합의는 향후 한국 등과의 협상에 기준이 될 수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9일 영국과의 무역합의를 이룬 뒤 내놓은 ‘미·영 경제번영합의’에서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또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설정한 일정량의 쿼터(할당량)에 한해서는 25%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영국은 미국에 대해 에탄올, 소고기, 농산물, 기계류 등의 시장을 개방키로 했다. 다만 미국은 영국에 대한 10%의 기본 관세는 유지한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개별 국가와 처음 무역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합의한 내용이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양국은 합의 내용에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그 내용을 발전시키고 공식화하기 위해 즉각 협상을 시작한다. 미국이 완성된 형태의 협상보다는 큰 틀을 먼저 만들고 구체적인 내용을 나중에 채워넣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미국이 영국과의 합의에서 자동차 관세를 낮추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에선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자동차가 지난해 대미 흑자의 약 60%를 차지하는 만큼 한국 정부는 자동차 품목 관세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정부가 영국처럼 일정 물량까진 관세를 낮추는 저율관세할당(TRQ)을 활용해 자동차 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영국처럼 한국도 처음부터 완전한 자동차 관세 적용 제외를 노리기보단 절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소고기 등 농산물 수입 정책, 디지털 규제 등 ‘비관세 장벽’이 높은 국가로 여러 번 언급한 만큼 정부로선 자동차 외에도 넘어야 할 협상의 난관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