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 국무총리를 일컫는 말이다. 명실상부한 국정 ‘2인자’로 대권 주자로 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총리 출신은 대통령 자리와는 그리 인연이 없었다. 역대 13명의 대통령 가운데 총리 출신 대통령은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때 간선제로 선출된 최규하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후 정통 관료와 정치인 출신 등 숱한 총리들이 앞다퉈 대권 주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번번이 좌절했다.
과거 충청권 맹주로 불렸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같은 시대를 살다간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달리 청와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만년 2인자로 불렸다. 이회창 전 총리 역시 세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그의 ‘대쪽’ 이미지는 참신했으나 1997년 대선 땐 김대중·김종필의 DJP연합에, 2002년에는 ‘기득권 세력’이라는 이미지에 발목이 잡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일약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던 고건 전 총리도 중도 하차했다. ‘고건 대망론’이 부상할 때 많은 사람은 “우리가 원한 것은 ‘고건 같은 사람’이지 고건은 아니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