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90년생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계엄과 탄핵의 장벽을 넘어서겠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 행보를 본격화했다.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실패했던 국민의힘이 단일화 내홍 등을 겪으며 더욱 멀어진 중도층 표심을 겨냥해 뒤늦은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그리고 당 스스로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했다는 것, 계엄이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써 인정해야 한다”며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뼈 아프게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계엄과 탄핵의 장벽을 넘기 위해 서로를 비난할 수 없다”며 “우리가 가야 할 정치 개혁의 길은 적대적 진영 대결의 정치 자체를 넘어서는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김문수 대선후보와 함께 대전현충원을 찾은 뒤 홀로 해병대 채상병 묘역도 참배했다.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사건’에 연루된 만큼 본격적인 단절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참배를 마친 뒤 서면 메시지를 내 “채 상병이 사고를 당한 지 2년 정도 돼 가고 있으나 수사 외압에 대해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과거 윤석열정부에서 있었던 일을 사과드리고 앞으로 저희 국민의힘이 수사 외압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당내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 관계 끊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재차 김 후보를 향해 계엄·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및 출당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이번 선거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한 대리전을 해주는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