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학교 은사의 연락처를 30여년 만에 알아낸 아내는 들떠 있었다.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하고 부임한 은사의 자취집에서 함께 떡볶이를 해 먹은 경험을 떠올리며 중학생 철부지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정작 은사와 통화한 뒤에는 한동안 별말이 없었다. 캐물으니 “은퇴한 선생님이 ‘바뀐 내 연락처를 어떻게 찾았느냐’고 불쾌해하더라”며 “마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지인이 있어 수소문해줬다고 설명한 뒤 재회 약속도 제대로 못한 채 통화를 마쳤다”고 아쉬워했다.
각 시·도 교육청이 2010년대 초반 시작한 스승찾기 서비스를 통해 그리운 은사의 연락처를 알아보려는 신청이 갈수록 줄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22년 2107건, 2023년 2054건, 2024년 1548건에 그쳤다. 2023년 8월 이 서비스로 옛 스승의 정보를 알아낸 졸업생이 근무지를 찾아 흉기를 휘두른 사건을 계기로 자신을 찾는 요청을 반기지 않는 교사가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서울교육청은 2023년 상반기까지는 관련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교사에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제공 여부를 물었는데, 당시에도 동의율은 30%를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