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심장은 1분에 60∼100회 뛰며 뇌·간·신장 등 신체 주요 기관에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한다. 심장의 기능이 오랫동안 멈추면, 장기 손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심장이 멈추는 ‘심정지’의 골든타임은 4분이다. 심장이 멈추고 4분 이내에 자발 순환이 회복돼야 뇌손상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5분이 지나면 뇌에 산소와 에너지 공급이 끊기면서 뇌세포가 죽게 돼 뇌손상이 발생한다.
심정지 후 생존율은 약 9%. 이는 ‘생존’ 자체의 비율일 뿐이며, 이 중 약 80%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결국 심정지 환자 중 의식이 회복되는 사람은 전체의 5∼6%밖에 되지 않는다. 뇌세포 보호를 위해서는 1분, 1초가 소중하다. 10분이 넘어가면 중등도 이상의 뇌손상이 발생하고, 20분을 넘기면 대부분 심한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다. 심정지에서 회복되더라도 뇌손상이 심하면 심각한 장애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 채 여생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심정지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뇌손상 정도인 셈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앞으로 평생 의식 없이 누워 지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호자에게 설명하는 것은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키며 인생을 마무리하는, 웰다잉(well-dying)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심정지 환자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예후 평가는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TV 드라마에서는 극적인 연출을 위해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이 쉽게 코마나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가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금방 회복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이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