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에게 40세를 일컫는 ‘불혹’이란 말은 은퇴가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이 나이대 선수들에게 노련미는 있지만 기량은 전성기만 못할 것이라는 선입관도 일반적이다. 하지만 2025 프로야구에서는 이런 통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맹활약하는 40대 선수가 적지 않다. 마치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하다.
KIA 최형우가 대표적이다. 1983년생으로 KBO리그 최고령 타자인 최형우는 올해 통산 400홈런을 쏘아 올렸을 뿐 아니라 22일 기준 타격 2위(0.340), 출루율 1위(0.435), OPS(출루율+장타율, 1.038) 1위 등 타격 주요 부문에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전들이 줄부상인 KIA 타선을 이끌고 있는 그가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올 시즌 종료 후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도 크다.
1985년생 삼성 강민호도 체력소모가 큰 포수임에도 나이가 무색한 지경이다. 경험이 짧은 젊은 투수들을 노련하게 이끌면서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타율이 0.268인데 득점권 타율은 0.391에 달해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노장들의 역투가 빛난다. 최형우와 동갑내기인 두산 고효준은 이번 시즌 최고령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지난 시즌 SSG에서 방출된 뒤 은퇴 위기에 몰렸지만 시즌 개막 후 두산의 테스트를 통과해 이달부터 새 유니폼을 입었다. 22일까지 13경기에 나서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하며 마당쇠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1984년생 SSG 노경은과 1985년생 LG 김진성도 각각 소속팀 마운드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지난해 최고령 홀드왕에 올랐던 노경은은 올해도 26경기에 나와 2패 8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71의 짠물피칭을 유지하고 있다.
김진성 역시 26경기에서 1승1패 1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로 맹활약 중이다. 특히 13홀드는 이 부문 리그 선두다. 최근 장현식, 유영찬 등 LG의 젊은 필승조 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진성은 앞서가는 경기마다 등판해 팀의 선두 수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