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어제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기조로 한 외교·안보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의 토대 위에서 한·중, 한·러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친중·반일 논란을 야기했던 과거 진보 정부의 노선과는 차별화된 현실주의적 접근으로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실천 여부다.
이 후보는 과거 미국, 일본에 대해 비판적이고 때론 적대적이기까지 했다.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때는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했고, 2023년 당대표 시절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태와 관련해 “일본은 환경 전범 국가다. 전면전을 선포해야 한다”고 했다. 진보 진영 지지층은 환호했지만, 많은 국민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기엔 불안한 정치인으로 봤다. 그런데 대선후보가 돼서 갑자기 ‘국익 중심 실용 외교’로 선회했다. 최근 지지율이 약세를 보이자 중도층 표를 얻기 위한 분식용 공약을 급조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상대국과의 관계에서도 신뢰 없이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힘들다. 과거 발언이 나온 배경과 취지를 솔직히 설명하고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과하길 기대한다. 이 후보에 대한 국내외 신뢰가 높아지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